스페인 브랜드인 망고(Mango)는 키아비(Kiabi)와 정확히 동일한 소비자층을 겨냥하는 것은 아니다. 망고는 패스트패션 및 합리적인 가격대의 패션 시장에 보다 가까운 포지셔닝을 갖고 있으며, 국제적인 디자인과 컬렉션을 선보여 자라(Zara)와 같은 글로벌 브랜드들과 경쟁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 오픈하는 첫 번째 매장은 약 700㎡ 규모이며, 동시에 온라인 판매 채널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에 따라 망고는 향후 5년 동안 총 5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매장 운영과 상품 확보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포함해 연간 약 250만 달러(약 US$2.5 million)를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몰디(Grimoldi)에게 이번 망고(Mango)의 아르헨티나 시장 재진출은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의미도 갖는다.
그리몰디는 오랜 기간 신발 및 풋웨어 분야에서 탄탄한 사업 기반을 구축해 왔으며, 이미 여러 글로벌 브랜드를 현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망고의 진출을 통해 본격적으로 패션 의류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망고의 경우 판매되는 상품은 100% 수입 제품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아르헨티나 현지 법인이 직접 컬렉션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망고의 글로벌 컬렉션 가운데 아르헨티나 시장에 판매할 제품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망고의 재진출은 앞으로 몇 년 동안 글로벌 패스트패션 브랜드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임을 예고하는 신호이기도 하다.
글로벌 패스트패션 시장의 대표적인 브랜드 중 하나인 H&M 역시 2027년 아르헨티나 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첫 번째 매장은 알토 팔레르모(Alto Palermo)에 들어설 예정이며, 현지 운영은 Hola Moda가 맡는다.
이처럼 아르헨티나의 글로벌 패션 시장에는 서로 다른 상품과 전략을 가진 국제 브랜드들이 속속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브랜드에는 공통점이 있다. 아르헨티나 소비자들이 이미 해외 시장에서 해당 브랜드와 컬렉션, 그리고 가격대를 잘 알고 있다는 점이다.
아르마니, 럭키 브랜드, 콜한도 새로운 전략으로 진출
이번 글로벌 브랜드의 새로운 진출 물결은 프리미엄 패션 시장으로도 확대되고 있다.
아르마니 익스체인지(Armani Exchange)는 조만간 아르헨티나에 신규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며, 이는 2009년 아르헨티나 시장에서 철수했던 이탈리아 아르마니 그룹의 복귀를 의미한다.
첫 번째 매장은 8월 하반기에 유니센터(Unicenter)에 오픈할 예정이며, 그룹 투치(Grupo Tucci)가 현지 운영을 맡는다.
아르마니의 아르헨티나 시장 재진출 전략은 단계적으로 진행된다. 우선 그룹 내에서 보다 도시적이고 합리적인 가격대를 겨냥한 라인인 아르마니 익스체인지(Armani Exchange)를 먼저 선보이고, 이후 엠포리오 아르마니(Emporio Armani)가 진출할 예정이다. 엠포리오 아르마니의 매장 확대는 2027년부터 추진될 계획이다.
아르마니는 오프라인 매장 개점에 앞서 이미 아르헨티나에서 메르카도 리브레(Mercado Libre)의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향수 판매를 시작하며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한편 다른 시장에서는 미국의 데님 전문 브랜드 럭키 브랜드(Lucky Brand)도 아르헨티나 시장에 진출한다. 럭키 브랜드는 8월 중 DOT Baires Shopping에 첫 번째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며, 현지에서는 옥스퍼드 그룹(Grupo Oxford)과 협력해 사업을 전개한다.
초기 투자 규모는 약 100만 달러(US$1 million)로 알려졌으며, 장기적으로는 30개 매장 규모의 유통망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럭키 브랜드의 전략에서 주목할 부분 역시 가격 정책이다. 이 브랜드는 아르헨티나에서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미국 현지 판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아르헨티나 소비자들이 해외에서 접하는 가격과 현지 가격의 차이를 줄여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결코 사소한 부분이 아니다. 새롭게 아르헨티나 시장에 진출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에게 아르헨티나 소비자는 특별한 도전 과제가 되고 있다.
지난 몇 년 동안 아르헨티나 소비자들은 현지 판매가격과 해외 판매가격을 지속적으로 비교하는 데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 글로벌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해외가 아닌 아르헨티나 현지에서 제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현지 가격과 해외 가격 간의 격차를 줄이는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와 비슷한 전략은 콜한(Cole Haan)에서도 나타난다. 뉴욕에서 시작된 신발 및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 콜한은 올해 말까지 갈레리아스 파시피코(Galerías Pacífico)에 아르헨티나 첫 매장을 오픈할 예정이다. 또한 9월에는 자체 온라인 쇼핑몰(e-commerce)도 출시할 계획이다.
전 세계 100개국 이상에 진출해 있는 콜한은 현지 및 글로벌 브랜드 간 경쟁이 치열한 아르헨티나의 신발 및 액세서리 시장에 진입하게 된다. 특히 온라인 판매 채널 역시 향후 사업 전략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슈퍼드라이, 아르헨티나를 중남미 지역 거점으로 활용
이번 글로벌 브랜드 진출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사업 계획 중 하나는 영국 패션 브랜드 **슈퍼드라이(Superdry)**의 아르헨티나 진출이다.
슈퍼드라이의 경우 아르헨티나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시장에 그치지 않고, 중남미 지역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슈퍼드라이는 Tango Fabric과 손잡고 아르헨티나에 진출하며, 향후 4년간 약 4,000만~5,000만 달러(US$40~50 million)를 투자할 계획이다.
첫 번째 플래그십 스토어(flagship store)는 올해 8월 중 오픈할 예정이며, 단순한 현지 매장 역할을 넘어 중남미 지역 사업의 거점 기능도 수행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아르헨티나를 남미 지역의 운영 및 의사결정 거점으로 활용하고, 2027년부터 브라질, 우루과이, 파라과이, 칠레, 볼리비아, 에콰도르, 페루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는 계획을 담고 있다.
또한 이번 사업은 20년이라는 장기적인 사업 계획을 기반으로 하며, 1단계에서 직·간접적으로 150~2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Tango Fabric은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프랜차이즈 모델도 마련했다. 가맹비(초기 가입비)를 받지 않고, 첫 6개월 동안 로열티를 0%로 적용한 뒤 이후에는 2%의 로열티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맹점 운영자들이 프로모션, 은행 할부 및 시즌 세일 등을 보다 유연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브랜드의 아르헨티나 진출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다. 국제 브랜드들은 이제 아르헨티나에서 얼마나 판매할 수 있는지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남미 지역 사업 구조에서 아르헨티나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까지 고려하고 있다.
베스트셀러, 3개 브랜드로 아르헨티나 진출… 지방 도시까지 확장
또 다른 글로벌 패션기업인 베스트셀러(Bestseller)도 아르헨티나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덴마크의 대형 패션기업인 베스트셀러는 아르헨티나에 Jack & Jones, Only, Balmohk 등 3개 브랜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각 브랜드는 서로 다른 소비자층과 콘셉트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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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 Jones → 주로 남성 의류 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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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 여성 소비자를 주요 타깃으로 하는 패션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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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lmohk → 자체적인 브랜드 콘셉트를 갖춘 패션 브랜드
세 브랜드는 모두 Grupo One을 통해 아르헨티나에서 사업을 전개한다. Grupo One은 앞서 언급된 Kiabi의 아르헨티나 진출과 Decathlon의 사업 확대도 담당하고 있다.
베스트셀러는 향후 5년간 약 5,000만 달러(US$50 million)를 투자해 40개 매장을 오픈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계획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 이외의 지방 주요 도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확장 대상 도시 가운데 로사리오(Rosario)도 포함되어 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의 아르헨티나 진출 전략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가 사실상 아르헨티나 시장 진출의 유일한 관문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로사리오를 비롯한 주요 지방 도시들도 진출 초기 단계부터 사업 확장 계획에 포함되기 시작했다.
이미 아르헨티나에 진출한 글로벌 브랜드들
최근 새롭게 매장을 오픈하는 글로벌 브랜드들은 지난 몇 달 동안 이미 아르헨티나 시장에 진출한 여러 국제 브랜드들과 함께 그동안 제한적이었던 현지 글로벌 브랜드 상품 선택지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데카트론(Decathlon)은 최근 아르헨티나에 진출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이미 비센테 로페스(Vicente López)와 코르도바(Córdoba)에 매장을 열었으며, 추가 매장 오픈도 준비하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돌체앤가바나(Dolce & Gabbana)가 파티오 불리치(Patio Bullrich)에 아르헨티나 첫 부티크를 오픈했으며, 같은 쇼핑몰에는 아돌포 도밍게스(Adolfo Domínguez), 몽블랑(Montblanc), 폴앤샤크(Paul & Shark)도 진출했다.
여기에 최근 바버(Barbour)와 콜마(Colmar)도 Olympea Group을 통해 아르헨티나 시장에 복귀했다. 바버는 플라사 산 마르틴(Plaza San Martín) 인근 마르셀로 T. 데 알베아르 거리에 플래그십 매장을 열었으며, 두 브랜드 모두 앞서 팔레르모에서 여러 브랜드를 함께 판매하는 멀티브랜드 매장 형태로 현지 시장을 테스트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 스케쳐스(Skechers), 미니소(Miniso), 인디언(Indian), 인티미시미(Intimissimi), 산드로(Sandro), 마쥬(Maje), 더 쿠플스(The Kooples), FARM Rio 등 다양한 글로벌 브랜드들이 아르헨티나에 새롭게 진출하거나 기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진출, 다양한 가격대와 분야로 확대
현재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여러 층위로 나뉜다.
한편에는 키아비(Kiabi)처럼 대중적이고 가족 중심의 소비자를 직접 공략하는 브랜드가 있다.
또 다른 한편에는 망고(Mango)와 향후 진출할 H&M처럼 패스트패션과 합리적인 가격대의 패션 시장에서 경쟁하는 브랜드들이 있다.
이와 함께 프리미엄 및 럭셔리 브랜드, 특정 제품군에 특화된 전문 브랜드들도 아르헨티나 시장에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브랜드들의 움직임 뒤에는 몇 가지 공통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우선 수입 규제 완화와 기업들이 향후 사업을 보다 예측 가능하게 계획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아르헨티나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그동안 아르헨티나 시장에서 활동이 제한적이었던 글로벌 브랜드들이 장기적인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시장으로 다시 가능성을 발견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아르헨티나 소비자도 글로벌 가격에 익숙해져
또 다른 중요한 변수는 소비자다.
지난 몇 년 동안 많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아르헨티나에서 철수했거나 제한적인 규모로만 사업을 운영했지만, 아르헨티나 소비자들은 이제 해외에서 판매되는 글로벌 컬렉션과 동일한 제품, 그리고 해당 제품의 해외 판매가격에 점점 더 익숙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판매 전략을 함께 도입하고 있다.
특히 무이자 할부와 은행 제휴 프로모션이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는 주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부 브랜드는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이나 유럽의 판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제품을 판매하겠다고 직접 약속하고 있다.
또한 여러 브랜드가 아르헨티나에 진출하는 초기 단계부터 온라인 쇼핑몰(e-commerce)을 함께 운영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으로 빠르게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경쟁, “누가 먼저 열 것인가”에서 “누가 오래 남을 것인가”로
결과적으로 아르헨티나 소비시장은 여전히 여러 어려움을 안고 있지만, 국제적인 브랜드와 상품의 선택지가 훨씬 다양해지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이제 브랜드 간 경쟁은 단순히 “누가 먼저 매장을 여느냐”에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는 얼마나 많은 매장과 유통망을 구축할 수 있는지, 얼마나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선택지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아르헨티나 소비자의 지출 가운데 얼마나 많은 부분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글로벌 브랜드들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