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이민사회국 폐지’ 방침에···“국가인권위 진정” 제대로 뿔난 이주민들 ‘집단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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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경기지사가 지난달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주민들과 지원단체 관계자 1000여명이 경기도의 ‘이민사회국 폐지’ 방안을 재검토해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다. 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이주민들은 이민사회국 폐지 시 이주민에 대한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이 약화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5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주민들과 이주민 지원단체들은 오는 9일 이민사회국 폐지를 반대하는 내용의 진정을 인권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진정 대상은 추미애 경기지사다.
초대 이민사회국장인 김원규 전 국장과 김용국 경기도외국인복지센터협의회장, 오산외국인노동자센터의 존스 갈랑 목사, 킨메이타 수원이주민센터 대표 등 1000여명이 진정에 참여한다. 이들은 이민사회국이 폐지되면 경기도의 이주민 대상 노동·주거·의료·교육 지원 기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내용을 진정서에 담을 계획이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취임한 후 도가 지난달 입법예고한 조직개편안에 이민사회국을 과 단위로 축소해 성평등가족국에 편입하는 내용이 담기며 폐지 논란이 불거졌다. 이민사회국은 이주민 행정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 대응하고자 전임 김동연 지사 시절인 2024년 7월 출범했다. 경기도 거주 외국인은 지난해 기준 86만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이민사회국 출범 한달 전 이주노동자 19명을 포함해 23명이 숨진 경기 화성시 아리셀 참사가 발생하는 등 이주민들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이민사회국 역할이 주목받았다. 이민사회국은 출범 후 기존 다문화가족 지원 정책에서 다루기 어려웠던 이주민 사업들을 추진해왔다. 출생 미등록 외국인 아동을 공공기관·민간단체 지원에 연계하는 사업, 미등록 이주아동의 보육료를 지원하는 시범 사업, 이주노동자 숙소 개선과 다국어 상담 확대 추진 등이 있다.
최근 다문화가정 및 이주민 노동자 정책과 관련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이 논란이 되며 이민사회국 폐지 문제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박희은 경기이주평등연대 집행위원장은 지난 3일 청와대 앞에서 이 대통령 발언을 규탄한 이주민 단체들 기자회견에서 “이민사회국은 부족한 이주민 지원 기반을 마련하려던 조직”이라며 “오히려 전국으로 확대하고 중앙정부도 통합 이민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이민사회국이 폐지되면 이주민 정책의 범위가 축소되며 경기도 차원의 장기적·종합적 지원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기도가 이민사회국을 중심으로 ‘이민사회 종합계획(2025~2027)’을 마련해 추진 중인 상황에서 남은 기간 중 계획 진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장 경기도에 사는 이주민들이 이민사회국 폐지를 걱정하고 있다. 포천에서 농업 이주노동자 통역을 돕는 태국 출신 결혼이민자 A씨는 임금 체불 해결이나 병원 이용에는 통역 외에도 여러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A씨는 “현장의 문제를 전달하고 협력을 요청할 책임 있는 창구가 약해질까 걱정”이라며 “담당 기관에 지원을 연결하고 문제가 해결됐는지까지 확인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 지역 다문화가족지원기관에서 일하는 중국 출신 결혼이민자 B씨는 이민사회국 출범 뒤 경기도 담당자들이 센터를 찾아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살피고 연말 성과발표회에도 참석했다고 전했다. 그는 “(경기도가) 다문화가족과 이주민에게 관심을 두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이주민 지원 정책은 단기간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이 아니라 한국어 교육과 취업 지원 등을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민사회국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김원규 전 이민사회국장은 “다문화가정 정책뿐 아니라 이주민의 장기 정착을 뒷받침할 행정이 필요하다”며 “지금 준비하고 투자하지 않으면 이주민들이 결국 한국 사회에서 2등 시민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 남양주시외국인복지센터장은 “결혼이주여성은 아동·여성 부서에서, 이주노동자는 기업·경제 부서에서 맡는 식으로 가면 이주 행정이 통일성 없이 흩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사회국 폐지가 경기도를 넘어 “한국 사회에 이주민 정착 지원을 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라고도 했다.
경기도 인종차별 금지 및 인권보장 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은 최정규 변호사는 “이주민 차별은 노동·가족·아동 등 여러 영역에 걸쳐 있다”며 “(도청 내) 다른 부서나 기초지방자치단체에 (이주민 문제를) 대응할 때도 과보다 국이 나서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측은 조직개편안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접수된 의견 약 565건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민사회국 인력·예산 유지 여부에 대해 “가용 재원이 부족해 예산은 검토 중”이라며 “도의회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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