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와이서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식... 호놀룰루시 '인천의 날'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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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행사가 국내 최초 해외 이민단의 도착지인 미국 하와이주에서 열렸다. 인천시는 지난해 12월 22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하와이주 호놀룰루시 하와이시어터에서 이민 120주년 기념식과 축하공연을 열었다.
행사에는 유정복 인천시장, 실비아 장 루크 하와이주 부주지사, 릭 블랭지아르디 호놀룰루 시장과 현지 교민 등 1천300여 명이 참석했다.
블랭지아르디 시장은 이날 “이곳에 사는 5만 5천여 명의 한인들이 지역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한 점에 존경의 뜻을 표한다”며 “호놀룰루시는 오늘 12월 22일을 ‘인천의 날’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유 시장은 “우리 동포들은 피땀 어린 노력의 결실로 한인사회를 일궈왔고 이들의 노력이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었다”며 “자랑스러운 역사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인천은 더 큰 발전을 위한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한인 최초로 주부지사로 선출된 루크 부지사도 무대에 올라 이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설명했다. 그는 “120년 전인 1902년 12월 22일 인천에서 출발한 한국인들이 여기에 왔고 대부분은 인천 출신이었다고 한다”며 “인천이 이런 역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굉장히 고맙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는 이민 1.5세대인데 저보다 먼저 왔던 1세대 이민자들은 매우 힘든 일을 계속해왔다”며 “그들의 노력으로 저는 용기를 갖고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하와이 주지사 “아내와 함께 인천 꼭 방문하겠다”
이날 인천시립무용단은 8개 작품으로 구성된 한국 전통무용과 창작무용을 한자리에서 선보이면서 현지 교민들의 열렬한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날 오전 유 시장을 만난 조시 그린 하와이 주지사는 이민 120주년의 의미를 높게 평가하면서 “향후 아내와 함께 꼭 인천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앞서 이틀 전인 12월 20일 오후 호놀룰루시 한 호텔에서 열린 한인 이민 120주년 기념 만찬에서는 현지 동포들이 새로운 터전을 일군 역사에 자랑스러움을 표현했다. 이날 만찬은 인천시와 현지 한인 단체들이 공동으로 마련했다.
1902년 12월 22일 인천 제물포에서 미국 상선 갤릭호를 타고 출발한 한인 최초 이민단을 시작으로 1905년까지 하와이로 향한 한인은 7천400여 명에 달했다. 초기 이민자들은 하와이 사탕수수농장에서 고된 노동을 하면서 삶의 터전을 개척했다.
현지 한인들은 이민 1세대의 헌신 덕분에 한인사회가 지금 수준까지 발전할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1979년 하와이에 이민을 한 변휘장(67) 씨는 “앞서 하와이에 온 분들이 일궈 놓은 터전을 우리가 영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분들은 맨땅을 일구면서 한인들이 살 수 있는 터전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곳 한인 이민자의 후손 중에는 루크 부지사 외에도 해리 김 전 하와이 카운티 시장, 고(故) 로널드 문(한국명 문대양) 전 하와이주 대법원장 등 지도층 인사가 많다. 이들은 모두 미주 한인 이민 역사상 최초로 해당 직위에 올라 한인의 위상을 높였다.
한인 이민사 보여주는 사진전·미술전도 열려
같은 날 호놀룰루 시내에서는 한인 이민사를 보여주는 사진전 ‘제물포에서 포와로, 다시 인천으로’도 함께 개최돼 이민 120주년의 의미를 더했다. 인천시가 주최한 이 사진전에는 최초 한인 이민단의 여정 등 이민사와 관련한 사진·영상 100여 점이 전시됐다.
또 12월 15일부터 호놀룰루 하와이 다운타운 아트센터에서는 한국미술협회 인천시지회와 하와이 한인미술협회가 주관하는 ‘인천·하와이 디아스포라 미술국제교류전’도 열렸다. 두 도시 미술작가들은 한인 이민 역사를 되새기고 문화적 다양성·포용성을 토대로 교류 활동을 강화한다는 취지로 교류전을 기획했다.
한편, 국가보훈처는 한인 이민단의 하와이 도착 120주년에 때맞춰 하와이 한인사회 독립운동과 통합을 이끈 안현경, 이원순 선생을 2023년 ‘1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했다.
1881년 서울에서 태어난 안 선생은 1905년 하와이 노동 이민에 응모해 그해 5월 하와이에 도착했다.
1909년 4월 대한인국민회 하와이 지방총회 와히아와지방회 회장으로 선출됐고, 1910년 7월 하와이 각 지방대표와 함께 일왕에게 일본의 한국 침략·강점에 항의하는 전보문을 발송했다. 1913년 독립운동가 이승만이 하와이에 정착해 출판, 종교 및 교육사업을 펼치자 그를 도와 국문 잡지인 ‘태평양잡지’와 ‘한인교회보’를 발행하는 등 한인사회의 통합과 독립운동을 지원했다.
1893년 서울 출생인 이 선생은 1914년 보성전문학교 졸업 후 하와이로 망명했다. 하와이에서 독립운동자금 모금, 출판, 외교, 민족교육 운동 등 항일 독립운동을 위해 1919년 결성된 대조선독립단에 합류했다. 이승만 중심의 대한인동지회에 가입해 외교활동과 독립운동자금 모금에 힘썼고, 동지회의 기관지 역할을 한 ‘태평양주보’의 주필을 맡아 항일정신을 고취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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