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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민] 호암미술관, 1세대 조각가 김윤신 70년 예술세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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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암미술관이 한국 현대조각을 대표하는 1세대 여성 조각가 김윤신의 예술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회고전을 마련했다. 전시 《김윤신: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조각과 회화를 아우르는 작가의 작업 궤적을 폭넓게 소개한다. 전시 제목 '합이합일 분이분일(合二合一 分二分一)’은 김윤신의 작업 이념에서 따온 것으로, '작가와 재료가 하나가 되어(合) 작품이라는 또다른 하나가 탄생(分)한다'는 의미다. 

1935년 원산에서 태어난 김윤신은 해방과 한국전쟁을 거치며 성장한 세대로 척박한 미술 환경 속에서 자신의 조형 세계를 구축해 왔다. 1955년 홍익대학교 조소과에 입학해서 70여 년을 미술계에 헌신한 작가다. 1964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국립고등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귀국 후에는 판화와 회화, 조각을 넘나드는 실험을 이어갔고, 1970년대 들어 수직적 구조의 나무 추상조각으로 자신만의 조형 언어를 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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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작가의 생애 첫 대규모 회고전으로, 1960년대 파리 유학 시절 제작한 판화와 드로잉을 비롯해 조각, 회화 등 약 170여 점을 선보인다. 특히 평면 작업과 조각을 함께 배치해 장르를 넘나들며 전개된 김윤신의 조형적 관심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는 시기별 작업 변화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1층 전시실에서는 1970년대 중후반의 ‘기원쌓기’ 연작과 ‘합이합일 분이분일’ 시리즈를 통해 작가가 자신의 조형 이념을 정립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어 1983년 아르헨티나로 이주한 이후 제작된 나무조각이 소개되는데, 남미의 거대한 원목을 전기톱으로 다루며 자연의 원초적 에너지를 강조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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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 전시실에서는 나무조각과 함께 준보석을 활용한 돌조각, 그리고 2000년대 이후 제작된 회화 작업을 함께 만날 수 있다. 특히 아르헨티나 원주민 마푸체(Mapuche) 문화의 색채와 문양을 반영한 조각들은 남미의 자연과 문화가 작가의 조형 언어에 어떻게 스며들었는지를 보여준다.

2층 전시장 외부에는 최근작 〈노래하는 나무 2013-16V1〉(2025)이 설치된다. 과거 나무조각을 알루미늄으로 캐스팅한 뒤 채색을 더한 작품으로, 작가가 ‘회화-조각’이라 부르는 새로운 작업의 방향을 제시한다.

전시를 기획한 태현선 리움미술관 수석 큐레이터는 “김윤신의 조각에는 톱질과 망치질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 동시대 미술에서 보기 드문 작가적 존재감을 느끼게 한다”며 “평생을 예술과 함께 살아온 한 조각가의 시간을 만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 기간 동안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3월 27일에는 작가가 직접 참여하는 아티스트 토크가 열리며, 4월 24일과 5월 15일에는 그의 작업 세계를 조명하는 강연이 마련된다. 6월 13일에는 아시아와 남미 모더니즘 속에서 김윤신 작업의 의미를 살펴보는 국제 학술 심포지엄이 개최될 예정이다.

김윤신은 1973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 참여하는 등 한국 모더니즘 조각의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작품 세계가 다시 주목받으며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본전시에 초대되는 등 국제 미술계에서도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구순을 넘긴 지금까지도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그의 예술 여정은 자연과 인간, 재료와 작가의 관계를 탐구해 온 한국 현대조각의 중요한 흐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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