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으로 자면 M자 탈모 심해진다?…전문가들이 꼽은 진짜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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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리에서 머리카락을 지키고 싶다면 어느 방향으로 누울지를 고민하기보다 젖은 머리로 자지 않고, 모발을 지나치게 잡아당기지 않으며, 반복적인 마찰을 줄이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다.
늘 한쪽으로 누워 자는 사람이라면 신경 쓰일 만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옆으로 자는 방향에 따라 한쪽 헤어라인에 탈모를 유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그렇다면 옆으로 자는 습관 때문에 탈모가 생기는 걸까. 전문가들의 대답은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다”에 가깝다. 오히려 잠자는 동안 머리카락이 베개와 반복해서 마찰하는 것이 모발 손상에는 더 현실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
옆으로 잔 쪽 머리가 더 빠졌다?
2026년 국제학술지 ‘JPRAS Open’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남성형 탈모가 있는 남성 161명을 조사했다. 대상자들은 모두 이른바 ‘M자 탈모’ 형태의 헤어라인 후퇴를 보였으며 이전에 이를 치료받은 적은 없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주로 어느 방향으로 자는지, 머리를 어느 방향으로 빗는지를 조사하고 양쪽 이마와 관자놀이 부위의 헤어라인 후퇴 면적을 측정했다. 그 결과 왼쪽으로 자는 사람은 왼쪽 헤어라인 후퇴가 상대적으로 컸고, 오른쪽으로 자는 사람은 오른쪽에서 더 큰 후퇴가 관찰됐다. 바로 누워 자는 사람은 좌우 차이가 비교적 적었다. 반면 머리를 어느 방향으로 빗는지는 헤어라인 후퇴와 뚜렷한 관련이 없었다.
연구진은 잠을 자면서 두피가 오랫동안 눌리면 국소적으로 혈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하나의 원인으로 제시했다.
그렇다고 ‘옆으로 자면 탈모’는 아니다
하지만 이 결과만으로 옆으로 자는 습관이 탈모를 일으킨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이 연구가 참가자들의 ‘전체 탈모량’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미 남성형 탈모가 있는 사람에게서 헤어라인이 어느 쪽으로 더 많이 후퇴했는지를 살펴본 연구다.
즉 바로 누워 잔 사람의 헤어라인이 좌우 대칭이었다고 해서 이들에게 탈모가 덜 생겼다는 의미는 아니다. 연구 대상 역시 모두 남성형 탈모 환자였기 때문에 여성이나 탈모가 없는 일반인에게 같은 결과가 나타난다고 볼 수도 없다. 또 참가자들이 자신의 수면 자세를 직접 응답했다는 점도 한계다. 실제 사람은 밤새 한 자세로만 자지 않고 수차례 자세를 바꾼다.
따라서 ‘오른쪽으로 자면 오른쪽 머리가 빠진다’는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연구 결과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이다.
전문가들이 더 주목하는 건 ‘베개와의 마찰’
잠자리에서 오히려 주의해야 할 것은 머리카락과 베개 사이에서 발생하는 반복적인 마찰이다. 잠을 자면서 몸을 뒤척일 때마다 머리카락이 베갯잇 표면에 쓸린다. 이런 마찰이 곧바로 모낭을 파괴해 대머리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모발 표면을 손상시키거나 머리카락이 끊어지는 ‘모발 절단’을 증가시킬 수 있다.
특히 염색이나 탈색, 펌 등으로 이미 손상된 머리카락은 마찰에 더 취약하다. 머리카락이 건조하거나 곱슬거리는 경우에도 마찰 때문에 엉킴과 부스스함, 끊어짐이 심해질 수 있다. 미국피부과학회(AAD) 역시 곱슬머리나 손상되기 쉬운 모발의 경우 잠을 잘 때 머리를 느슨하게 묶고 새틴이나 실크 소재의 베갯잇을 사용하면 마찰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크 베개가 탈모를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실크나 새틴 베갯잇을 사용하면 탈모가 치료되는 것도 아니다. 표면이 매끄러운 소재는 머리카락이 베개에 끌리는 힘을 줄여 모발 손상과 끊어짐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뿐이다.
남성형·여성형 탈모와 같은 안드로겐성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호르몬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베갯잇을 바꾸거나 잠자는 방향을 바꾸는 것만으로 진행을 막거나 이미 빠진 머리를 다시 나게 할 수는 없다. 다만 반복적인 당김이나 마찰이 원인이 되는 ‘견인성 탈모’는 이야기가 다르다.
머리를 매일 단단하게 묶거나 땋는 스타일을 장기간 유지하면 모낭에 지속적으로 힘이 가해질 수 있다. 초기에는 당기는 습관을 줄이면 회복될 수 있지만 오랫동안 반복돼 모낭이 손상되면 영구적인 탈모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젖은 머리로 자는 습관도 피해야
베갯잇 소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머리카락 상태다. 머리카락은 젖었을 때 물을 흡수하면서 구조가 변하고 외부 힘에 상대적으로 취약해진다. 이 상태에서 베개에 머리를 대고 수시간 뒤척이면 머리카락이 구부러지고 잡아당겨지는 과정이 반복된다.
특히 탈색이나 열기구 사용으로 모발이 이미 약해졌다면 손상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가능하면 잠자리에 들기 전 두피와 모발을 충분히 말리고, 긴 머리를 묶어야 한다면 꽉 조이는 고무줄 대신 느슨하게 묶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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